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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혁신, 공직사회의 혁신을 위한 철학적 담론의 방향

행정혁신, 공직사회의 혁신을 위한 철학적 담론의 방향

많은 학자들은 정부를 조직으로서 법과 제도와 체계로 움직이는 무엇으로 이해하지만, 정부의 본래적이고 본질적인 존재방식을 탐구하는 행정철학적 접근은 정부를 조직으로서가 아니라 행정의 주체로서 공직자들의 올바른 존재방식에 대한 탐구를 지향한다.

공직자들이 어떤 가치와 윤리를 내면화하고 있는가가 공직사회를 혁신하고, 정부의 본래적이고 본질적인 존재방식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하이데거는 ‘모든 물음은 일종의 찾아나섬이며, 물음으로부터 자신이 찾고자 하는 방향을 미리 제시받을 뿐만 아니라 의미 있는 답을 얻기 위해서는 의미 있는 물음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행정혁신, 공직사회의 혁신을 고민한다는 것은 ‘공직자들의 온전하고 본질적인 존재방식이 무엇인지를 탐구하고, 이를 토대로 정부의 본래적이고 바람직한 존재방식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다.

철학은 ‘본질에 대한 참된 앎을 사랑하는 것이고, 이를 실천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철학은 형이상학적인 지적유희가 아니라 실천이다. 그러나 실천이 온전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실천의 주체로서 공직자의 본질적인 존재방식이 어떠해야 하는지, 그리고 정부가 본래적인 존재방식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철저한 캐물음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동안 한국행정혁신의 한계는 실천 프로그램의 부재나 법과 제도의 부실이 아니라, 공직자의 본질적인 존재방식, 정부의 본래적인 존재방식에 대한 철저하고 치열한 철학적 캐물음의 궁핍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본질을 묻는다는 것은 어떤 하나의 답을 찾는 것이 아니다. 본질을 묻는 다는 것은 본질에 대한 철저하고 치열한 캐물음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이야기를 생성시키는 것이다. 행정철학의 과업은 공직자들의 본질적인 존재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생성함을 통해 정부의 본래적인 존재방식을 도출하는 것이어야 한다.

공공행정혁신을 위한 행정철학에 대한 연구는 우선적으로 공직자들의 본질적인 존재방식을 행위지침윤리(moral ethics)가 아니라 아레테윤리(arete ethics)의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한다.

현재 공직자들은 법과 제도, 규정과 지침에 따라 모든 생각과 행동을 수행한다. 설령 잘못된 제도와 규정이 있더라도 경로의존성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러한 특징은 대한민국 행정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행정이 따르고 있는 보편적인 원리이고 방향이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우리가 철저한 캐물음을 통해 성찰하고 극복해야 할 혁신의 과제이기도 하다. 철학이 있는 공직자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공부하는 것도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유명한 말을 인용해서 소통하는 것도 아니다. 공공성과 국민을 위한 공직자의 본질적인 존재방식을 철학적으로 캐묻는다는 것은 규정과 지침으로부터 업무를 시작하지만, 규정과 지침을 넘어서서 국민을 위한, 시민을 위한 공공행정이 무엇인지에 대한 바람직하고 올바른 선택을 분별하여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행동하지만, 그러한 행동이 또한 규정과 지침을 따르도록 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역량을 내면화하는 것이다. 즉 공공행정혁신을 위해 행정철학을 탐색한다는 것은 공직자들로 하여금 규정과 지침에 매몰되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무시하지 않고 온전하게 따르도록 하는 것이며, 영혼없이 기계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영혼의 생기를 갖고 국민을 위한 살아 있는 공공행정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역량을 전면적으로 내면화할 수 있는 실천적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다.  따라서 행정철학은 철저히 실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 행정이 익숙한 행위지침윤리는 법과 제도, 규정과 지침에 따라서만 그 한계 안에서만 모든 생각과 행동을 가두는 것이다. 그러나 공공행정혁신을 위한 행정철학으로서 대한 본 연구의 방향인 아레테윤리는 “① 행위지침 중심이 아니라 행위자 중심 접근, ② Doing이 아니라 Being 지향, ③ 선택의 상황에서 ‘어떤 지침에 따라 행동을 할 것인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어떤 선택을 해야 올바른 존재방식을 가능하게 할 것인가?’를 물으며, ④ 행위의 결과에 대해서 ‘True or False’가 아니라 ‘Good or Great’로 접근하며, ⑤ 객관적인 데이터와 정보에 따라 판단(judgement)하는 것을 넘어서 사유와 성찰을 통해 분별(discernment)하는 실천적 지혜”를 지향하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아레테(arete)란 탁월하게 내면화된 능력이며,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통합적이고 창의적인 분별력에 기반하여 실천적 지혜를 선택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는 아레테(arete)를 ‘하나의 습득한 인간의 성질로서, 아레테의 소유와 실천이 우리로 하여금 희망하는 어떤 선(Good)들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주며, 또 아레테의 결여는 결과적으로 그러한 선들의 성취를 방해하는 그러한 성질’로 정의하고 있다.

아레테윤리에 따라 ‘공직자들의 온전하고 본질적인 존재방식이 무엇인지를 탐구하고, 이를 토대로 정부의 본래적이고 바람직한 존재방식을 모색하고자 하는’ 행정철학이 지금 시점에 한국의 공공행정혁신에서 중요한 이유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왜냐하면 법은 최선의 것과 가장 올바른 것을 정확히 파악해서 동시에 모든 이들에게 가장 좋은 것을 결코 줄 수 없기 때문이라네. 이는 인간들 및 행위들이 천차만별이라는 것과 인간삶의 다양한 일들이 어느 것도 결코 정지해 있지 않다는 사실이 어느 경우든 어떤 법적인 제도에 의해서도 영원토록 적용될 수 있는 절대적인 어떤 것을 가능하게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네. 정녕 법에 의한 다스림은 차선의 방책일 수 밖에 없다네. 플라톤, [정치가], 294b~294d”

“올바르게 제정된 법이 최고 권력을 가져야 하는 것은 맞지만, 공직자가 한 명이든 여러 명이든 모든 경우에 보편타당한 규정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법이 정확한 지침을 제공할 수 없는 업무들에 대해서는 공직자들 스스로의 분별과 실천적 지혜를 통해 조정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1282b1”

혁신이란 “기존의 것을 새롭게 보는 시선을 내 안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며, 언제나 늘 새롭게 보는 안목을 전면적으로 내면화된 능력으로 구비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공행정의 혁신은 이제 행위지침윤리에서 아레테윤리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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